아내와 함께 동네에 있는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에 갔습니다.
대형 마켓에서 파는 과일 보다 이곳에서 파는 것이 더 맛있고 신선하기 때문에 종종 아내가 이용하는 곳인데 저도 따라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잘 익은 망고 하나가 1불정도 되었습니다.
맛있게 먹었던 과일들이 제법 몸값을 하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과에 대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20세기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폴 세잔(1839~1906)의 그림 '사과(Les Pommes)'가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 예상 낙찰가를 뛰어 넘는 4160만 달러(약 450억원)에 팔렸답니다.

폴 세잔은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등과 함께 후 기 인상주의의 대표적 작가로 꼽히며
피카소를 비 롯한 입체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유명한 화가입니다.
이번에 판매된 그의 작품 '사과'는 아 담과 이브의 사과(사실 그것이 사과였는지는 확실 하지 않습니다.),
뉴튼의 사과와 함께 세상을 움 직인 3개의 사과로 꼽힌다고 합니다.
보기에는 10여개 남짓한 사과의 값이 4천만 달러 를 넘었다고 하니
줄잡아 개당 4백만 달러는 하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과라고 할 것입니다.
거장의 손이 한 번 닿으면 1불짜리도 4백만 불짜리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값이 나가지 않는 인생 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장 중의 거장이신 하나님이 나를 만지셨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신분, 당신의 아들과 딸이라 부르십니다. 이제는 값을 가늠하기 어려운 엄청난 작품들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 바뀐 가치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습니다. 나약한 패배주의에 사로잡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에 걸맞은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여야 합니다.

권혁천 목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