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서의 안식일(5)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마 15:2)
예수님 당시의 안식일법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었지만, 크게 힐렉 학파와 샴마이 학파의 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 바벨론의 디아스포라 출신인 힐렐은 율법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상당히 탄력 있고 융통성 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반면 이스라엘 본토 출신의 샴마이 학파는 율법 조항의 문자적 해석을 중요시하며 상당히 엄격한 해석을 내려 백성을 올무에 빠뜨리곤 했다. 예수님이 주로 사역하신 갈릴리 지방은 종교적이고 민족적인 성향의 유대인들이 많아서 샴마이 학파가 다수를 이루었다.

힐렐 학파는 다량의 탈곡이 아닌 이상 안식일이라 해도 너무 배가 고픈 경우에는 손으로 소량의 밀을 비벼 먹는 것을 허용했다. 반면 샴마이 학파는 밀을 비비는 행위를 ‘탈곡’으로 해석했고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로 규정하며 엄격하게 금했다.

결국 제자들의 행동은 당시 힐렐 학파 해석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샴마이 학파 해석으로는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애꿎게 따라다니며 빈번한 충돌을 일으킨 바리새인들은 모두 엄격하고 앞뒤가 꽉막힌 샴마이 학파 바리새인들이었을 것이다.

2. 예수님은 왜 진설병을 먹은 다윗의 예를 들었을까?
예수님은 제자들의 행동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샴마이 학파 바리새인들을 상대햐야 했다. 예수님은 이들의 말도 안 되는 트집을 무시하지 않고 아바아달 제사장 때에 제사장만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먹은 다윗의 예를 드셨다. 이것은 샴마이 학파 바리새인들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일격이 되었는데, 왜 진설병을 먹은 다윗의 예를 궁지에 몰린 제자들을 변호하고 생트집을 잡는 바리새인들에게 한방을 먹이는 결정타가 된것일까?

(다음 주에 이어서)